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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15 00:41
모든 땅은 하나님 소유, 초중등 의무교육, 부자 누진세… ‘기독교적 건국 청사진’ 있었다
 글쓴이 : 고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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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후 첫 주일에 선포장공 김재준 목사가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모든 땅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새 나라의 국토개발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교육정책 수립이 최우선입니다. 의무교육도 필요합니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을 위해 누진세를 부담해야죠.”

장공 김재준(1901~1987) 목사가 1945년 8월 19일 기독 청년들에게 선포했던 건국의 구상이다. 당시 김 목사는 조선신학원 원장이었다. 이날은 광복 후 첫 주일이었다. 김 목사는 선린형제회 회원들에게 ‘기독교의 건국이념’을 주제로 새 나라의 청사진을 펼쳤다. 모임은 사실상 예배였다. 같은 해 12월 김 목사는 선린형제회를 모태로 서울 경동교회를 창립했다.

이날 강연은 단행본으로 출판됐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동안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책을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2017년 경기도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관장 한동인 장로) 서고에서 발견했다. 임 교수는 ‘1945년 8·15광복, 건국의 이정표를 제시한 장로교회 신학자들’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 내용을 소개했다.

김재준 목사가 1945년 8월 19일 선린형제회 집회에서 선포했던 ‘기독교의 건국이념’ 단행본 표지. 임희국 교수 제공
김 목사가 꿈꿨던 새 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 공화정 국가를 꿈꿨다. 국토는 하나님의 소유라고 규정했다. 그는 “땅은 하나님의 동산으로 도로 상가 공장 주택 관공서 학교의 배치도를 그리되 산과 들의 아름다움을 자연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풍부한 지하자원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 개발해 공업화를 추진하고 국토개발을 국외자본에 맡기지 말고 외국인 토지 소유를 제한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교육정책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4년 의무교육 필요성도 이런 이유에서 제안했다. 일제강점기 국가주의 교육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의 학교는 하나님의 통치를 망각한 채 국가 봉공을 위한 부품을 양산하는 공장이었다”면서 “국가주의를 주입하는 교육은 절대 되살아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교분리 원칙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신적 기관으로 정부가 교회의 자유와 자치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교회도 정치에 직접 개입해선 안 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부의 정의로운 분배’도 새 나라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부자에게 누진세를 부과하고 대재벌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면서 “부자들이 소작인과 노동자의 교육비와 의료비를 책임질 수 있는 세금정책을 펴라”고 주문했다.

일제강점기의 군대를 기반으로 창군하라고 한 점과 친일 전력자 ‘대사면’을 제안한 건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임 교수는 14일 “값싼 용서가 아니라 친일부역자들이 통절한 회개를 할 경우 사면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세리 삭개오가 회개하며 토색한 게 있다면 4배 갚겠다고 한 것과 같은 회개가 대사면의 전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목사가 품었던 새 나라에 대한 청사진은 1945년 9월 8일부터 미 군정이 시작되면서 논의도 하지 못한 채 무위로 돌아갔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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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눈물의 낭독… 위안부 할머니 유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된 편지[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엄마 나이 열일곱, 전쟁 때 다친 사람들을 간호하러 가신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 거구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친 어깨와 허리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서도 무엇을 하다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으신 건지 엄마한테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무섭기만 했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내 주변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엄마는 일본말도 잘하시고 가끔은 영어를 쓰시기도 하셨지만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하실 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디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마 얘기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제게도 항상 신신당부하시곤 했었죠.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니, 어쩌면 저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모른 체하고 싶었습니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습니다.

가엾은 우리 엄마.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 깊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옵니다.

엄마. 엄마가 처음으로 수요 집회에 나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어디 가시는지조차 몰랐던 제가 그 뒤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과 일본까지 오가시는 것을 보면서 엄마가 겪은 참혹하고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엄마는 강한 분이셨어요.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과의 싸움이었을 엄마를 생각하며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엄마.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한지민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지 낭독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유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된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다. 여성가족부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이 편지를 공개했다.

배우 한지민은 이 편지를 낭독하면서 슬픔에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객석의 수백 시민들도 모두 함께 숨죽여 울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날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식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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