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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2-11 13:29
[사설] 미·북 정상 하노이회담 후엔 北 비핵화 실행단계로 넘어가야
 글쓴이 : 제다여
조회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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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마주 앉을 때에는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첫 대좌 때와는 완전히 다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담판에서 두 정상은 모호한 수사로 가득한 성명서만 내놓고 서로 승리를 주장할 게 아니라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담보할 명확한 실행 계획을 밝혀야 한다. 하노이 회담 후에도 북한 비핵화가 곧바로 실행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면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한바탕 쇼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이 경우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 자체가 국제사회의 믿음을 잃고 엄청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2박3일 평양 협상에도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한 입장 차는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북 제재 완화보다는 종전선언과 같은 체제 보장 방안에 무게를 싣고, 북한은 가장 기본적인 비핵화 프로세스인 핵시설 신고와 검증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 사전 협상에서 진전이 없는 가운데 두 정상이 만나면 1차 회담처럼 실속 없는 수사로 성과를 부풀려야 하는 실망스러운 회담이 되기 십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미·북, 미·중 연쇄회담이나 남·북·미·중 종전선언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그래서 예측 불허의 미·북 정상이 벌이는 담판은 더욱 아슬아슬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회담장에 나와야 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던 그가 단지 기존 핵을 동결하는 수준에서 시간을 끌며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속셈이라면 처음부터 알맹이 있는 회담은 불가능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치밀한 협상 전략으로 북한 비핵화의 명확한 로드맵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가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보다는 국내 정치용 외교적 성과를 포장하는 데 더 조급해한다는 일각의 불신을 이번 회담에서 말끔히 털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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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섭리 따라 70년 정홍원 전 국무총리사진=송지수 인턴기자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나기로 한 건 ‘운명과 경주를 한 정홍원 스토리’(홍성사) 출간이 계기였다. 2015년 퇴임 후 강연 및 봉사활동을 하며 조용히 지내던 그는 지난해 11월 회고록을 출간했다. 부의 대물림을 희화화한 ‘수저 계급론’을 보며 “기성세대로서,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이런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정치는 하지 않는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행보로 비칠까 우려해 출판기념회도 열지 않았다. 책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많은 듯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정 전 총리를 만났다. 그는 앉자마자 책을 쓴 이유부터 설명했다.

“총리 재임 때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보니 많이 부족했습니다. 청년문제에는 정부의 책임도 반은 있어요. 하지만 청년들이 환경 탓만 하며 포기해선 안 됩니다. 우리 세대는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행복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풍족한 시대입니다. 더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쟁하고 약진하려니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행복의 기준, 사고의 틀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흙수저였어요.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과 의욕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경남 하동 농촌 마을에서 12남매 중 10째로 태어났다. 진주사범학교와 성균관대 법대 야간과정을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 1974년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산에서 나무하고 논일 밭일 거들었어요. 학교 다니지 말고 집안일 도우라는 선친을 설득해 경남중학교에 들어갔어요. 머물 곳이 없어 친구 집 다락방에 얹혀살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죽을 뻔한 적도 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다 6년 만에 그만두고 사법시험을 준비해 합격했어요. 생각해보면 누가 나에게 권유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길을 갈 수 있었을까. 하나님의 섭리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30년간 검찰에서 이철희 장영자 부부 어음 사기 사건,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처리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거쳤다. 정치권에 발 디딘 건 2012년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 때였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가 됐다. 이듬해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많은 이들이 그가 당시 현장에서 봉변당하던 때의 모습을 기억한다.

“물세례 받고, 옷도 찢어졌죠. 유가족 마음을 이해합니다. 총리로서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에 사의 표명했지만 후임자 문제로 한참 더 있어야했어요. 그때는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총리가 되면서부터 ‘내가 무슨 능력이 있습니까. 당신이 시키셨으니 지혜와 담대함과 건강을 주셔서 능히 감당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매일 기도했는데, 그땐 더욱 바라볼 곳이 하나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지혜를 주셨고, 처음에 외면하던 가족들도 7~8번 가서 만나니 마음이 통해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정 전 총리는 2016년 12월,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이 직접 최순실씨에 대해 설명할 것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면담하면서 마음이 힘드실 텐데 틈날 때 성경을 읽고 교회를 나가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도 그분이 언젠가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알고 의지하면서 위로를 얻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는 부산 영도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영도제일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을 키웠다. 검사 재직 땐 임지 따라 옮겨 다니다 경기도 성남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안수집사로 은퇴했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 책상에 놓인 성경을 펼쳐 신명기 8장 11~16절을 읽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부모와 떨어져 지내던 시절, 어린 마음에 하나님을 영접해서인지 첫 신앙이 마음 깊숙이 심어졌어요. 밤길 걸을 때도 어린 마음에 늘 ‘하나님, 나를 지켜주세요’ 기도하며 갔어요. 고등학교 가고 세파에 시달리며 순수성을 잃고 교회를 자주 안 나갈 때도 있었는데 결국 다시 마음을 바로잡게 되더군요.”

그는 한국사회가 고속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부터 국민까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명실공히 선진국이 되려면 깨끗하고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해요. 젊은이들이 불공정 문제로 많이 좌절하는데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려면 부모세대부터 노력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는 신앙관을 키워 줘야지 인간의 힘으로 뭘 해보겠다며 과잉보호하려면 교회를 뭐 하러 다닙니까.”

그의 사무실 긴 테이블 끝엔 성경이 놓여있었다. 그는 “매일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못 읽는 날도 있다”며 “요즘엔 신명기 8장 11~16절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 같아서 자주 묵상한다”고 했다.

“100년 전 한국 상황은 초근목피로 상징됐어요. 지금은 11위의 경제대국이 됐으니 엄청난 축복을 받았지요. 이렇게 잘 살고 경제가 발전하니 감사를 잃고 늘 부족하다며 불평하는 게 아닌지요. 물질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정신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나누는 데 교회가 앞장선다면, 교회가 대한민국을 변혁시키는 주역이 될 겁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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