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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1 11:39
맨발의 신데렐라, 판타지를 벗어던지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
 글쓴이 : 육환님
조회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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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 출연
마요 예술감독 “디즈니와 다른 현실적인 신데렐라에 공감할 것”

발레 ‘신데렐라’의 파드되(2인무) 장면. 장크리스토프 마요 예술감독의 안무는 무대 위에서 아름답고 에로틱한 동작을 표현함으로써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는 특징을 갖는다. 마스트미디어 제공“청중 앞에서 옷을 벗은 것처럼 가장 자연스러운 ‘맨발의 신데렐라’를 보여줄 겁니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신데렐라’를 들고 1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고전의 진화’ ‘맨발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붙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는 역대 가장 성공한 신데렐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26)이 신데렐라의 아버지 역할을 맡아 금의환향한다.

1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크리스토프 마요 예술감독(58)과 안재용은 “과연 하이힐이나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춤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맨발도 쉽지 않지만, 사랑 앞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1985년 설립한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1993년부터 마요 감독이 이끌어 왔다. 클래식 발레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모던 발레의 숨결을 불어넣는 특유의 스타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신데렐라는 1999년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 작품이다. 그는 올해 공연의 차별점에 대해 “디즈니 속 ‘신데렐라’의 판타지와 상투적인 면에서 좀 더 벗어나려 했다”며 “무용수들에게 관객이 더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 표현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안재용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마요 감독은 “안재용의 춤과 연기는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한다”며 “그가 3년 전 무작정 발레단 오디션에 찾아온 순간은 나중에 은퇴한 뒤라도 두고두고 떠올릴 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수석무용수 안재용(왼쪽)과 장크리스토프 마요 감독. 마스트미디어 제공이번 공연은 누구보다 안재용에게 가장 뜻깊은 ‘고국 공연’이다. 2016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뒤 3년 만에 초고속 승급을 거쳐 수석무용수로 고국 무대에 오른다. 그는 “테크닉을 강조하는 클래식 발레와 다르게 제 몸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도 그는 앞선 대구 공연의 감동을 잊지 못했다. “9일 대구 공연이 끝나고 한 꼬마가 제게 ‘공연이 어렵긴 한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했어요. 한국 관객에게 제 춤의 감동이 통한 거겠죠?”

12∼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8, 19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7만∼23만 원. 8세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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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사고 통역봉사 유학생
"조금 더, 한번 더 해달라고 말하죠"
"수색대원들 힘들지만 내색 않고 노력"
9일 오후, 허블레아니 호 인양 준비 현장이 보이는 머르기트 섬 하단에서 만난 진이레(24)씨. 헝가리 대테러청(TEK) 출입증을 걸고 있다. 김정연 기자

“헝가리어가 너무 어려워서 울면서 배웠는데, 이번에는 배워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9일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섬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 진이레(24)씨는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본부(CP) 출입을 위한 헝가리 대테러청(TEK)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었다. 진씨는 신속대응팀과 대테러청이 공조하는 작업에서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어렵기로 소문난 헝가리어… 현지 교민 수십명 통역 봉사
유학생 진이레(24)씨가 통역 봉사를 준비하며 수첩에 적어둔 여러 직군의 헝가리어. 위에서부터 소방관, 외교관, 대사관, 해군, 통역사, 해경, 재난방재청, 감식반. [사진 진이레씨 제공]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2일이 지났다. 유럽 언어 중에서도 헝가리어는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언어 장벽이 높은 헝가리에서 한국의 외교부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 소방과 해군의 구조요원 등이 헝가리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데에는 ‘통역 봉사’를 자처한 교민 수십명의 도움이 컸다.

진씨는 그중 한 명으로, 음악 유학을 위해 헝가리에 6년째 살고 있다. 진씨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봉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며 “‘통역 봉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2일부터 한국 합동신속대응팀과 TEK 쪽의 업무를 돕고 있다”고 했다. 진씨의 어머니도 신속대응팀 쪽에서 통역 봉사를 함께 하고 있다. 진씨는 "몇몇 군 용어들이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헝가리 측에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기도 해서 빨리 적응했다"며 초반에 업무 적응을 위해 여러 관련 부서들을 헝가리어로 적어둔 수첩을 보여줬다.

'더, 더'를 가장 많이 통역… "요원들 모두 지쳤지만 수색 의지 강해"
헝가리 유람선 사고 희생자 수색에 나선 한 잠수사와 수색견(원 안)이 7일(현지시간) 다뉴브 강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헝가리 대테러센터 여센스키 난도르 공보실장은 ’투입된 수색견은 수중 30m에서 나는 냄새도 감지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진씨는 출근 첫날부터 배를 타고 수상수색 현장에 동행했고, 수색견 수색과 헬기 수색에도 동행했다. 진씨는 “날이 점점 더워져서, 8일 수색견 수색에 동행했을 때가 가장 요원들이 힘들어 보였다”며 “보트 위에서 수색하느라 그늘이 없었고, 수색견들도 후각 피로를 없애기 위해 계속 코를 물로 적셔주면서 수색했다”고 전했다.

진씨는 “현장에서 제일 많이 통역하는 말은 '더, 더(또밥töbap)' '한번 더(미게쎄 még egyszer)'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실종자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되면 요원들이 ‘뭐가 좀 비슷한 게 있습니다’ ‘좀 더 가주세요, 몇 미터 더 가주세요, 좀 더 돌아주세요’ 등 지시하는 걸 주로 통역한다”며 “현장 요원들은 고단해 보이긴 한데, 힘든 내색 없이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끝까지 살펴보시더라”고 전했다.

"감정적으로도 힘든 부분도… 실종자 발견 소식 마음 무거워"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허블레아니 인양 현장이나 사고 가족들과 관련한 통역 봉사에는 전문적으로 통번역 일을 하는 교민 등 좀 더 정확한 헝가리어를 구사하는 교민들이 배치돼있다. 진씨는 “가족 통역하시는 분들은 사고현장, 조사 과정, 희생자 확인 과정 등에 직접 동행해서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가끔 본부에서 가족 통역 봉사자들을 마주치는데, 가족들이 어떠신지 궁금해도 묻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통역 봉사자들도 피로 누적을 막기 위해 수색현장과 머르기트섬에 있는 본부에서 교대로 근무한다. 진씨는 "본부에서 근무하던 중 '발견' 소식이 무전기로 들리면, 본부 전체가 술렁이다가 금새 숙연해진다"며 "마음이 힘든 소식이지만, 그래도 다들 7명 모두 발견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진씨는 아직 수색 현장에서 실종자를 직접 발견한 적은 없다. 그는 “수색 현장을 나갈 때마다 ‘실종자를 현장에서 찾으면 어떡하지’란 두려움이 있긴 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찾았으면 좋겠다. 그게 모두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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